중국의 유통

[중국 편의점] 편리봉 Bianlifeng(便利蜂)

트렌드 리테일 2025. 8. 29. 08:34

중국 유통을 조사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생각보다 편의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길을 걷다 보면 손쉽게 편의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 편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형 쇼핑몰 내부에서도 한국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행 중에 단순히 물 한 병을 사 마시고 싶어도 마땅한 편의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수치를 봐도 이러한 차이는 분명합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편의점 수는 약 124,000개로, 인구 14억 명을 감안하면 10만 명당 약 9개에 불과합니다. 반면 한국은 54,852개(10만 명당 106개), 일본은 55,736개(10만 명당 45개)로, 한국은 일본보다도 약 2.4배 높은 밀도를 보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은 거대한 인구 규모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편의점 시장은 외국계와 로컬계 브랜드가 혼재해 있습니다.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와 같은 외국계 브랜드가 있는 반면, 美宜佳(Meiyijia), Today, Bianlifeng(便利蜂, 편리봉) 같은 로컬계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방문한 곳은 로컬계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설립되어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편리봉(Bianlifeng) 매장이었습니다. 이제 이 브랜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실제 매장 방문 경험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편리봉 Bianlifeng(便利蜂) 편의점 개요]

  • 설립: 2017년, 베이징에서 첫 매장 오픈
  • 창업 배경: 왕쥔보(王紫皓)가 설립, Meituan 창업자 왕싱(王兴)과 같은 창업 네트워크 출신
  • 이름 의미: 便利蜂 → 직역하면 ‘편리한 벌’, 영어로는 Bee Convenience Store
  • 본사: 베이징
  • 성격: 신유통(New Retail) 기반 IT 편의점 체인 – 오프라인 편의점에 데이터·AI 알고리즘을 접목
  • 특징:
    • 키오스크, 셀프결제 등 스마트 시스템으로 인력 최소화
    • AI 기반 매장 운영 → 진열·발주·재고·가격을 데이터로 최적화
    • 잘 팔리는 상품은 빠르게 보강, 부진 상품은 교체하는 방식으로 효율적 운영
  • 현황 : 편리봉은 한때 ‘스마트 편의점’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약 20개 도시에 2,800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불과 3년 만에 1,300개 매장이 문을 닫으며 현재는 9개 도시에만 점포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매장 현황 (2025.08.20 방문)

제가 방문한 편리봉 편의점은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매대에는 과자, 빵, 음료 등 익숙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전형적인 편의점의 모습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즉석식품 코너였습니다. 일본 편의점만큼이나 종류가 다양했는데, 간단히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부터 간편한 빵, 핫바 등까지 종류가 많아 골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즉석식품은 매장 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메뉴를 고르면 음식과 함께 QR코드가 발급되는데, 이 QR코드를 결제 단말기에 스캔하면 알리페이(Alipay)나 위챗페이(WeChat Pay)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인 계산대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에도 일부 무인 계산대가 도입되어 있지만 아직 보편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편리봉에서는 모든 매장이 무인 계산대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제품을 스캔하고 결제 버튼을 누른 뒤, QR코드 기반 모바일 결제를 하면 즉시 결제가 완료됩니다.

 

특히 중국은 카드·현금을 거의 쓰지 않고 모바일 결제가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에, 무인 계산대가 오히려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하게 작동합니다. 한국처럼 현금이나 카드 결제 과정에서 영수증·잔돈을 주고받는 절차가 없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더 간단하고 빠른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편리봉 편의점은 설립 초기부터 “기술 기반의 스마트 편의점”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워 왔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상품 진열, 발주, 재고 관리, 가격 조정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고, 무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효율성과 고객 경험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Meituan(美团) 같은 배달 플랫폼이 근거리 쇼핑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으며, Hema(盒马), Seven Fresh(七鲜) 같은 신유통(新零售) 채널이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소비자에게 편의점이 한국이나 일본처럼 생활 속 보편적 채널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도 편리봉 성장의 제약 요인입니다.

 

정리하자면, 편리봉은 스마트 기술과 데이터 기반 운영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 유통 시장의 구조적 현실 앞에서 여전히 성장의 한계와 경쟁 압력에 직면해 있습니다. 매장 내 경험만 놓고 본다면 무인 계산과 모바일 결제, 즉석식품 강화 등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나, 편의점이라는 모델이 중국에서 충분히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즉, 편리봉은 ‘편의점의 미래형 실험실’ 같은 매력이 있지만, 시장 자체의 제약 때문에 그 실험이 아직까지는 완전한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에서 느낀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