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할인점(대형마트)

롯데마트의 역사 : 1998년 강변점부터 제타플렉스까지

트렌드 리테일 2025. 6. 28. 10:20

롯데마트는 대한민국 유통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대표 할인점 브랜드로, 이마트, 홈플러스와 함께 국내 할인점 3강 체제를 형성해온 주역입니다. 1998년 서울 강변점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시장에 진입한 롯데마트는, 빠른 점포 확장, 공격적인 M&A, 해외 진출 등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의 침체, 이커머스의 급성장, 그룹 구조조정 등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롯데마트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현재의 전략과 과제를 연대기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롯데마트의 시작: 유통 대기업의 후발 진출

롯데마트 1호점 : 서울 강변점

롯데마트는 1998년 4월,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1호점을 열며 대형마트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IMF) 직후, 소비자들의 '가성비 중심' 소비 전환이 일어나던 시점으로, 롯데는 백화점 중심의 고급 유통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대중적 할인점 브랜드를 별도로 출범시켰습니다.

 

당시 이마트는 이미 1993년 창동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빠르게 출점하고 있었고, 홈플러스도 1997년 대구에서 1호점을 연 상태였습니다. 그에 비해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늦은 진입이었지만, 롯데백화점이 쌓아온 유통 경험과 그룹 차원의 자금력, 물류망을 활용해 빠르게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그룹 계열사의 유통 인프라와 물류망을 적극 활용하며 단기간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성장과 전성기: 인수합병과 해외 진출

2000년대에 들어선 롯데마트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에도 점포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2003년 한화마트, 2010년 GS마트 등 기존 할인점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점포 수를 확충했고, 2010년대 초반에는 전국에 1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이마트, 홈플러스와 함께 3강 체제를 공고히 했습니다.

 

또한, 자체 브랜드(PB) 전략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2003년 자체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2010년에는 ‘초이스엘(Choice L)’, ‘Only Price’ 등을 통해 가격 중심의 PB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오늘좋은’이라는 새로운 PB 브랜드로 통합 리뉴얼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다시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PB상품 "오늘좋은"

특히 롯데마트는 해외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할인점이었습니다. 2008년, 네덜란드 유통사 마크로(Makro)가 철수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매장을 인수하면서 해외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같은 해 베트남 1호점도 개점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사업은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와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2018년 대부분의 점포를 정리하고 철수했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매장 약 50개)와 베트남(약 15개)에서는 신선식품 중심, 현지화 PB 전략 등을 통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베트남 15호점 : 롯데마트 빈(Vinh)점

 

전환의 시대: 온라인 쇼핑의 도전과 롯데마트의 대응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 환경 고도화로 온라인 쇼핑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10년 약 29조 원이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0년 159조 원으로 급증했고, 2015년 쿠팡의 로켓배송 도입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추세를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이마트는 2014년 SSG.COM을 출범시키며 비교적 빠르게 대응한 반면, 롯데마트는 2020년에야 롯데ON이라는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은 이미 쿠팡, 네이버 등 선도 업체가 시장을 장악한 이후였고,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온라인 유통 부문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롯데마트는 국내에서도 점포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습니다. 2019년까지 120여 개에 달하던 점포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113개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후에도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 점포 효율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3사 점포 수

롯데마트의 전략 변화: 푸드 중심 리뉴얼과 프리미엄 실험

대형마트 산업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롯데마트는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세 가지 방향에서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고급화’와 ‘차별화’, 그리고 온라인 경쟁력 제고가 있습니다.

 

1. 푸드마켓 중심 전략: 식료품에 집중한 오프라인 혁신

2020년대에 들어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중심의 매장 리뉴얼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의류, 가전 등 비식품군은 과감히 축소하고, 과일, 채소, 반찬 등 그로서리 중심 매장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5년 1월 6년만에 새로 오픈한 롯데마트 매장인 천호점점은 전체 매장의 약 80%를 식품 관련 카테고리로 구성하며, 롯데마트가 지향하는 ‘장보기 전문 매장’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신선식품 중심의 소비 경험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전략입니다.

2025년 1월 오픈한 롯데마트 천호점

 

2. 제타플렉스(ZETTA FLEX): 프리미엄 복합 매장의 실험

롯데마트는 단순한 가격 할인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리미엄 콘셉트 매장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제타플렉스(ZETTA FLEX)’입니다. 2021년 4월 잠실점을 리뉴얼하면서 도입된 이 매장은, 고급 F&B, 키즈 체험 공간, 디지털 쇼핑 기술 등을 결합한 복합형 오프라인 매장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후 서울역점(2023년) 등으로 확대되며,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유통 공간을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바꾸는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일시적인 콘셉트가 아니라, 롯데마트가 201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온 ‘프리미엄 할인점’ 실험의 연장선입니다. 과거에는 도심형 쇼핑공간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선보였고, 소득 상위 30%를 주요 타겟으로 고급 식자재와 차별화된 공간을 구성한 바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할인점’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쇼핑 경험을 중시하는 유통 모델로 전환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3. 제타 온라인과 옴니채널: 후발주자의 온라인 강화

온라인 부문에서도 롯데마트는 ‘제타 온라인(ZETTA Online)’이라는 이름 아래 롯데ON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옴니채널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전용 상품 출시, 오프라인 매장 연계 배송, 퀵커머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쿠팡·네이버 등과의 격차는 존재합니다. 향후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롯데마트 제타 온라인

결론: 변화의 갈림길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한때 국내 유통업계를 뒤흔들었던 공격적 확장 전략의 선두주자였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흐름을 충분히 빠르게 읽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픈 교훈으로 남습니다. 이커머스에 대한 느린 대응은 시장 점유율 하락, 점포 축소 등으로 이어졌고, 이는 오프라인 유통이 시대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롯데마트는 푸드 중심 리뉴얼, 제타플렉스 실험, 동남아 성장 전략 등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도전 과제가 많지만, 해외에서는 재도약의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유통 산업에는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변화하는 소비자, 기술, 사회 구조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얼마나 유연하게 전략을 수정할 수 있는가가 유통 기업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롯데마트의 여정은 그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며, 그 다음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