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데카트론(Decathlon)에서 본 RFID 혁신
중국 유통 시장을 탐방하던 중, 운동 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데카트론(Decathlon)에 들렀습니다. 데카트론은 국내에도 매장이 있는 글로벌 스포츠 용품 전문 유통사로, 의류부터 운동 기구까지 거의 모든 스포츠 관련 제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당시 제가 필요했던 물안경과 러닝용 에너지젤을 고른 뒤, 셀프 계산대로 향했습니다. 평소처럼 바코드를 하나씩 찍으려는 순간, 화면에는 제가 담았던 모든 상품이 이미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았는데도 품목들이 정확히 인식되어 있었던 겁니다. 그저 결제 버튼만 누르면 끝나는 간편한 경험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데카트론은 모든 상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장은 상품 관리가 편리해지고, 고객은 더욱 빠르고 정확한 결제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RFID란 무엇인가? - RFID의 역사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전파를 이용해 사물에 부착된 태그 정보를 읽고 쓰는 자동인식 기술입니다. 태그에 저장된 정보를 안테나가 전파로 읽어 들이고, 리더기를 통해 시스템에 전달하여 즉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이 개발한 피아식별장치(IFF, Identify Friend or Foe) 시스템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아군과 적군 비행기를 무선 신호로 구분하기 위해 사용된 방식이 훗날 RFID의 원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1970년대에 ‘리더기–태그–데이터베이스’ 구조가 정립되었고, 1973년에는 미국에서 최초의 RFID 관련 특허가 등록되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톨게이트 자동 요금징수(ETC) 시범 적용 등 산업적 활용이 시작되었지만, 태그 비용이 비싸 대중화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 들어 월마트와 미군이 물류 효율화를 위해 RFID를 도입 검토하면서 상업적 확산의 기틀이 마련되었고, 2000년대에는 월마트, 도요타, P&G 등 글로벌 기업이 공급망 관리에 본격적으로 RFID를 적용했습니다. 교통카드, 전자여권, 출입카드 등도 이 시기에 대중화되며 일반 소비자도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수십 미터 떨어진 태그도 인식 가능한 UHF RFID, 모바일 결제에 활용되는 NFC, 그리고 IoT와 융합한 스마트 팩토리·스마트 리테일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RFID의 다양한 활용 분야
| 분야 | 활용 예시 | 특징 |
| 유통·리테일 | 유니클로, 자라(Zara) 매장에서 바구니째 자동 계산 | 빠른 결제, 실시간 재고 파악, 도난 방지 |
| 물류·창고 | 입출고 시 박스·팔레트 RFID 스캔 | 개봉 없이도 다량 동시 인식 |
| 교통·결제 | 하이패스(ETC), T-money, 삼성페이·애플페이(NFC) | 근거리/원거리 자동 인식 |
| 보안·출입통제 | 사원증, 전자여권, 출입카드 | 위조 방지, 기록 관리 |
| 의료·헬스케어 | 환자 팔찌, 의료기기·약품 추적 | 안전 확보, 재고 효율화 |
| 제조·산업 | 자동차 부품, 반도체 생산 공정 관리 | 불량 추적, 자동화 |
| 축산·농업 | 소 귀 태그, 식품 이력 관리 | 개체 식별, 안전성 강화 |
| 스포츠·이벤트 | 마라톤 번호표, 콘서트 티켓 | 자동 기록, 빠른 입장 |
바코드와 RFID의 차이
| 구분 | 바코드 | RFID |
| 개념 | 줄무늬 스티커 코드 | 칩과 안테나로 구성된 전자 태그 |
| 인식 방식 | 광학 스캐너, 시각적으로 노출 필요 | 전파 기반, 비접촉·원거리 가능 |
| 인식 거리 | 수 cm ~ 수십 cm | 수 cm ~ 수 m 이상 |
| 동시 인식 | 한 번에 한 개 | 여러 개 동시 인식 |
| 비용 | 저렴 (인쇄 수준) | 상대적으로 비쌈 |
| 정보 저장량 | 단순 문자·숫자 | 수백 자 이상, 읽기/쓰기 가능 |
| 활용 예시 | 편의점 상품, 택배 송장 | 물류, 재고, 교통, 보안 |
RFID 비용 추이
맥킨지(McKinsey)의 「RFID’s renaissance in retail」 보고서(2021)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UHF RFID 태그 가격은 약 80% 하락했습니다. 태그 단가는 과거 30~40센트 수준에서 현재는 4~5센트(약 50원~70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됩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 대량 생산 확대(규모의 경제),
- 제조 기술 개선(칩·안테나 소형화 및 공정 효율화),
- 글로벌 경쟁 심화
와 같은 요인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태그 가격은 점진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유니클로의 RFID 활용 예시


유니클로는 전 세계 의류 리테일 업계에서 RFID 활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모든 의류 태그에 UHF RFID 칩을 내장해 자동 계산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은 상품을 바구니째 올려두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또한, 재고조사 방식에서도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기존에는 SKU별로 하나씩 세어야 했던 재고 조사가 RFID 리더기로 매대를 훑는 것만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이 방식은 직원 노동 시간을 크게 줄였고, 실재고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일부 선진 매장에서는 스마트 선반(Smart Shelf)을 적용해 고객이 상품을 꺼내면 즉시 재고에서 차감되는 방식을 시험 중입니다. 다만 설치 비용이 크고 기술적 제약이 있어 아직 대중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습니다.
RFID를 통한 유통의 미래
오늘날 오프라인 유통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 공간과 인건비 부담입니다. 그러나 RFID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재고 관리 혁신
- 과거 대형마트 재고조사는 밤을 새우며 인력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RFID를 활용하면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해져 인력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인건비 절감과 운영 효율화
- 계산대에서 직원이 일일이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되므로 인력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 매대 재고 관리 역시 RFID 리더기나 스마트 선반으로 자동화할 수 있어 점포 운영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 정확한 매출·재고 데이터 확보
- RFID는 상품 누락 없이 결제가 가능해 매출 손실 방지에 기여합니다.
- 판매 데이터와 재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일치하므로 수요 예측 정확도도 높아집니다.
- 옴니채널 연계
- 오프라인 매장 재고를 온라인 주문과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어, ‘온라인 주문 → 매장 픽업(Click & Collect)’ 같은 서비스가 원활히 운영됩니다.
마무리
중국 데카트론 매장에서 경험한 RFID는 단순히 결제의 편리함을 넘어, 유통 전체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기술임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RFID가 더 저렴해지고 보편화된다면, 오프라인 유통은 온라인 못지않은 효율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RFID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유통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유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중국 할인점] 중국 월마트 탐방기 : 글로벌 유통사의 현지화 전략 (1) | 2025.09.26 |
|---|---|
| QR, 알리페이, 메이투안으로 본 중국의 일상 혁신 (1) | 2025.09.19 |
| [중국 할인점] 징커룽(Jinkelong) 방문기 : 2025 중국 대형마트의 현장 (2) | 2025.09.12 |
| [중국 쇼핑몰] CapitaLand Mall 방문기: 중국 몰링 트렌드와 3가지 시사점 (1) | 2025.09.06 |
| [중국 유통 트렌드] 몰링(Malling) 트렌드, 쇼핑몰로 도시 생활을 바꾸다 (1) | 2025.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