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 조사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저는 자연스럽게 베이징을 대표하는 쇼핑 거리인 왕푸징(Wangfujing)을 찾았습니다. 왕푸징 거리는 자금성 동쪽에 위치한 보행자 중심의 상업지구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대중형 쇼핑 명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이 거리를 대표하는 두 개의 백화점을 직접 둘러보았습니다. 하나는 역사와 전통의 상징인 ‘베이징 백화점(北京百货大楼)’, 또 다른 하나는 하이엔드 럭셔리 쇼핑몰인 ‘WF Central’ 입니다.
오늘은 이 두 곳을 비교하면서, 중국 백화점의 현재 모습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베이징 백화점 (Beijing Department Store)

베이징 백화점은 왕푸징 거리 한복판에 자리한 중국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백화점입니다. 1955년 9월 29일 문을 연 이곳은 신중국 수립 이후 베이징의 최초 대형 국영 백화점으로, 오랜 기간 ‘공공 소비를 위한 국민 백화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개점 당시 명칭은 ‘왕푸징 백화점(Wangfujing Department Store)’이었습니다. 거리 자체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 보행자 전용 구역이라 매우 깔끔했고, 관광객과 시민들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건물 전면의 시계탑과 오메가 매장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오메가 매장 앞에는 금빛 우주인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었고, 그 위로는 3D 입체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과 첨단 전광판의 조합이 흥미로운 대비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내부로 들어가 보니 예상보다 소박했습니다. 1층에는 화장품, 시계, 액세서리, 2~3층은 의류, 4층은 스포츠 의류 매장이 자리해 있었는데, 구성 면에서는 우리가 흔히 보는 지역 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역사가 깊은 백화점에 왜 샤넬이나 디올같은 명품 브랜드가 없을까?”
실제로 베이징 백화점에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거의 없고, 대신 마이클 코어스, 폴로 랄프로렌, 아디다스, 나이키 등 중위권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베이징 백화점은 중산층 및 대중 소비층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국민 백화점’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하 2층에는 ‘어린 시절’을 테마로 한 유료 체험형 팝업 전시가 운영 중이었는데, 이런 모습에서 “역사와 전통은 있으나 여전히 서민과 가까운 백화점”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WF Central : 베이징의 하이엔드 쇼핑 허브


베이징 백화점 맞은편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백화점, WF Central이 있습니다. 이곳은 홍콩 부동산 개발회사 Hongkong Land가 주도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복합 프로젝트로, 2018년 5월 문을 열었습니다. 외관부터 블랙 & 골드 컬러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내부 인테리어는 마치 서울의 청담 갤러리아나 홍콩 IFC몰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련되었습니다.


매장 내부는 하이엔드 백화점 답게 깔끔하고 정돈된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WF Central에는 구찌, 프라다, 디올, 반클리프&아펠, 셀린느, 샤넬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습니다. 같은 왕푸징 거리 안에서도 ‘국민 백화점’과 ‘럭셔리 몰’의 극명한 대비 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브랜드는 %Arabica(퍼센트 아라비카)였습니다. 3층에 위치한 이 매장은 일본 교토에서 시작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전 세계적으로 ‘미니멀한 감성 커피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 맛은 훌륭했지만 가격은 역시 고급 백화점답게 높았습니다. 가장 기본 라떼(스몰 사이즈)가 약 40위안(약 7,600원) 으로, 중국 내 커피 가격 기준에서도 프리미엄 포지션이었습니다.


정리하며 : 두 백화점이 보여주는 중국 유통의 단면


이번 방문을 통해 느낀 점은 명확합니다. 중국의 백화점 시장은 경기 둔화와 온라인 유통의 확장으로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이징 백화점은 팝업 전시와 이벤트를 통해 ‘대중 친화적 체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고, WF Central은 %Arabica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켜 ‘럭셔리 경험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 백화점들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브랜드 협업·예술 전시·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경험 중심형 리테일 공간’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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